용산 한남2구역 재개발 새국면...대우건설 생존 전략은?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 교체가 수면 위로 다시 올라왔다. 단순한 시공사 교체 문제를 넘어 우리 재개발 사업의 복잡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여러 뉴스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의 시공사 재신임 투표를 앞두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16일) 오후에는 '대우건설의 진심'이라는 제목의 13분짜리 동영상을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송했다고 한다.
조금 이례적일 정도로 직접적인 소통 방식인데 배수진을 친 최후의 수단이 아닐까 싶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수주전에서 롯데건설을 꺾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그게 2022년이었다.
다만 당시 약속했던 '118 프로젝트'(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통한 층수 상향)와 구역 내 관통도로 제거는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지자체 인허가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
일부 조합원들은 이를 이유로 시공사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양새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교체 시 2698억 원 이상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근거가 꽤 구체적인데 △사업 기간 연장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 2015억원 △인허가에 필요한 용역비 180억원 △국공유지 매입을 위한 브릿지론 지연배상금 503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27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 사업 전체의 수익률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이사까지 직접 나섰다.
이주비 LTV 150%, 최소 이주비 10억 원 등 최고의 이주비 조건을 통한 신속한 이주를 시작으로 지연없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래미안원펜타스 등 서울 핵심지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교체 당한 경험이 있어 절박함이 있는 것 같다. 올해의 경우 아직 정비사업 수주가 없는데, 시간 문제겠지만 마수걸이 수주 전에 시공사 계약을 해지 당하는 일이 있는 것도 분위기 상 좋은 상황은 아니다.
한남2구역 조합 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뉴스를 보면 조합장이 나서 대우 계약 해지시 탑티어 시공사가 참여할 것을 확신한다며 시공사 교체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한남 3~5구역은 현대건설(디에이치한남), 삼성물산(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DL이앤씨(아크로) 등이 선정된 상황.
한남2구역도 2022년과 비교해 상품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둔 시점에서 시공사를 바꾸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빠른 재건축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은 여전히 시공사 교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이는 것 같다.
현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탑티어' 건설사들도 신규 재개발 사업 수주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기 수주한 시공사들은 다른 지역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대우가 아니라면 GS나 포스코 정도가 남는 것 같은데... 더욱이 이미 시작된 사업의 중간에 참여하는 것은 리스크가 훨씬 크다.
2023년 실시된 첫 재신임 투표에서 대우건설은 찬성 4 대 반대 3 정도의 비율로 간신히 재신임된 바 있다.
이번 27일 총회에서 진행될 재신임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개인적으로는 재건축은 그냥 빨리 하는게 가장 나을 것 같은데...시공사 교체가 가져올 수 있는 실질적 이익과 잠재적 위험을 조합원들이 냉정하게 비교 분석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라 본다.